Tango Guide/About Tango

[스크랩] [화이의 땅고 칼럼] 21. 땅고 에센스

Camyu 2011. 3. 16. 11:39

땅고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한다.

하나의 가슴 네개의 다리, 인생의 철학, 파트너와의 교감, 몸으로 나누는 대화, 등등등...

땅고를 표현하는 무수히 많은 언어의 장난들...

몇가지의 단어의 조합으로는 땅고가 가지는 매력을 십분의 일도 표현할 수 없는게 사실이니까.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라고들 한다.

그런데 땅고 음악은 무엇일까? 단순히 반도네온의 연주가 포함된 음악?

그렇다면 반도네온으로 연주하는 재즈는 어떨까? 그건 재즈인가 땅고인가...??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오블리비온은 국악인가 땅고인가?

어떤 음악을 가리켜 우리는 땅고 라고 부르는 것일까?

 


<BsAs 의 La Baldosa에서 오케스트레에 맞춰 땅고를 추고 있는 땅게로스들.>



왜 이 질문이 중요한가 하면

땅고는 다른 커플댄스와는 다르게 춤을 규정하는 일정한 비트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음악에도 출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요, 팝송, 심지어 행진곡까지 밀롱가에서 흘러나오면 우리는 거리낌 없이 춤을 추곤 한다.

그리고 간혹 '아, 이 음악에 땅고를 추면 참 좋겠어' 하고 음악을 추천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땅고가 어울리는 팝송이나 가요에 춤을 추면 그건 땅고일까?

현대무용 공연에 땅고 동작이 들어가면 그건 땅고일까 현대무용일까?

재즈 음악에 땅고를 추면 그건 땅고 동작을 따온 재즈일까 재즈 음악에 추는 땅고일까?

 

외국에서 오랫동안 땅고를 추어 왔던 친구들과 이런 토론을 종종 벌이곤 하였는데

초보시절의 나는 땅고는 어떠한 음악에도 출 수 있다는 강한 주장을 펼쳤었고

친구들은 땅고 음악이 아닌 음악에 추는 춤은 땅고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팽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연륜이 쌓일수록 땅고음악이 아닌 음악에 추는 땅고는 Fake 라는 생각이 드는건

단순히 땅고에 점차 빠져들기 때문에 드는 생각일 뿐인걸까...? ...궁금했다.

 

지난해 여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뮤지컬리티에 관한 개인레슨을 받았었다.

반도네온 연주가이면서 오케스트라 리더이고 땅고 댄서이기도 한 그는

땅고 음악의 정의에 대한 나의 질문에 간단히 이렇게 말했다.

"땅고는 하나의 형식이다."

이 형식을 갖추고 있는 상태에서는 다른 악기로 연주를 해도 그 곡은 땅고이지만

편곡을 통해서 형식이 깨어지고 나면

아무리 오르케스따 티피카의 연주여도 땅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El Choclo 가 형식이 깨어져 루이 암스트롱의 재즈로 변신해 버리고 말았던 것과 같이 말이다.

 


<일본에서 열린 Asia Tango Competition 에서 라이브 밀롱가를 즐기고 있다>



잠시 화두를 바꾸어서, 춤이란 무엇인가?

춤이란 단순한 몸짓이 아니다. 고대부터 춤은 신과 인간이 소통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언어의 이전에 주고받았던 대화의 하나였으며 축제나 전쟁에 대한 감정의 표현이었다.

인간의 감정이 극대화 되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노래를 하고,

노래로도 충족되지 않을 때 춤을 춘다고 했다.

다시 말해서 춤을 출때의 감정은 바로 아래 단계의 감정인 노래 즉 음악을 바탕으로 하며,

무음악으로 춤을 출 경우, 우리는 마음속의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이 이르는대로 몸을 움직인다.

 

그래서 힙합을 들으면서 추는 춤은 힙합의 감정이 들어가 있는 힙합 춤이 되고

살사 음악에 몸을 움직이면 살사의 정신이 배어 있는 살사 춤이 된다.

그렇다면 땅고는 땅고 음악이 흐를 때 땅고의 정서가 몸으로 표현되어 나오는 춤이라 하겠다.

물론 땅고 음악이 아닌 다른 음악에 땅고를 출 수도 있다. 가능하다.

단, 흐르는 음악을 나 자신의 내부에서 땅고 에센스로 걸러 변형시킨 음악을 듣기에 가능한 것이다.

모든 음악에 땅고를 출 수는 없다. 다만 땅고 무브먼트를 흉내내어 춤을 출 수는 있다.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긴 사설을 늘어놓은 이유는 단지 한가지 목적에서이다.

땅고는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는 "음악" 이라는 것...

또한 땅고 음악의 형식을 이루어내며 그 안에 녹아 있는 어떤 "정서" 이라는 거다.

그 음악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정서를 우리는 바로 "땅고 에센스" 라고 부르며,

땅고가 아름다운 이유는 기교도 남녀간의 섹슈얼한 상징도 아닌 바로 이 "땅고 에센스" 때문이다.

 

음악을 배제하고 늘어놓는 몸짓은 그저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다.

더더군다가 테크닉만 늘어놓는 춤은 조금만 과하면 서커스로 발전하고 만다.

테크닉에만 치중하면 섬세하고 재빠르게 달아나 버리는 땅고 에센스를 쥐고 있을수가 없다.

가장 좋은건 땅고 에센스를 취하고 적절한 테크닉을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겠지만

그게 힘들다면 차라리 에센스만으로 가는것이 훨씬 더 좋다.

왜냐하면 에센스가 빠진 춤은 더이상 땅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2004년 아르헨티나 땅고 세계대회에서 1위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절대로 테크닉이 아니었다. 테크닉은 그네들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

단지 다른 댄서들보다 이 땅고 에센스를 끝까지 쥐고 갔던 단 하나의 이유에서였다(고 들었다).

 


<땅고를 열창하고 있는 Alberto Podesta. 뽀르떼뇨 바일라린에서>



땅고는 음악에서 나온다.

우리는 이 에센스를 음악에서부터 찾아내고 듣고 몸에 흡수시켜야 한다.

음악에 더 귀를 기울이자. 귀와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내 감정의 문을 열어 놓자.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갈지, 무엇을 할지 음악안에 답이 다 있다.

땅고 에센스란 이 녀석이 계속 우리에게 해답을 지껄이고 있다.

단지 우리의 마음과 귀가 닫혀서 듣지 못할 뿐이다...

출처 : 엘 불린
글쓴이 : 화이-Florencia 원글보기
메모 :